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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Re : 몇몇 관객들 너무하더군요

  • 작성자*
  • 작성일2006-07-11
  • 조회수2681
저도 이 공연을 보기 위해 대전에서부터 올라왔는데요 (차비가 표값의 세배가 넘게 들었습니다 ㅎㅎ)  
부천필의 말러 정말 소문대로 대단했습니다. 
 
그래도, 지역 오케스트라의 사명과 양질의 연주제공의 딜레마를 쉽게 이겨낼 수 없는건 당연하지만. 정말 제 옆에 앉으셨던 아주머니와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딸아이는 정말 정말 너무했습니다. ㅠㅠ 
(안전요원이라도 있었으면 신고해서 내보내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지겨워하는 아이들은 대체 왜 데리고들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공연 경험시켜 주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아이들의 (도움이 될지 안될지 모르는) 경험을 위해, 주변 다른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을 그렇게 허물면 안되는 것 아닙니까. 
저 같으면 자신의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DVD나 보여주겠습니다. 
 
에어컨 소리 뿐만 아니라, 정말 몇몇 관람객의 자세는 부천필의 연주수준에 비해 창피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전에 살면서 대전 시향의 정기 연주회에서 가끔씩 터지는 사건들에 둔감할 정도가 되었는데, 이번 연주에서의 관람객 태도는 학교 강당에서 해주는 무료 공연 못지 않았다고 봅니다. 
 
원글에 부합하는 내용을 조금 쓰자면, 공연장 환경이나 관객에 비하면 이번 연주는 진흙탕에서 피어난 꽃 같다고 생각합니다.  
 
 
 
원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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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완벽한 부활. 단 에어컨 소음만 빼고(2006-07-10 오후 1:46:01) 
2006년 7월 8일 토요일 오후 5시. 나는 부천필의 말러 교향곡 2번(일명 부활) 연주회장에 있었다. 지하철 1호선 중동역에서 내려 아파트 공사판 현장를 지나 약 15분쯤 걸어가니 시민회관이 눈에 들어왔다. 왠지 좀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장소에 있는 듯 싶었지만, 그래도 산속에 처박혀 찾아가기 힘들게 만들어 놓은 서울 예술의 전당보다는 낫다.  
 
예매표를 교환하고 미리 부탁한 포스터를 받고(고맙습니다) 시간이 남아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뽑아 마시며 팜플렛을 읽었다. 이미 익숙한 이야기인 부천필과 말러의 인연이 소개되어 있었다. 이미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여 유명해진 부천필, 더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시간이 되어 연주회장에 들어섰다. 장애인을 배려한 좌석배치나 생각보다 깔끔한 분위기가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정작 연주가 시작되자 몇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음향에 문제가 있었다. 소리가 더욱 강력하게 와닿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울리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정작 거슬렸던 것은 에어컨 소음. 물론 덥기때문에 당연히 에어컨을 틀어놓아야 했겠지만, 그렇게 큰 소음이 난다면 이건 문제가 심각하다. 마치 내 옆자리에 대형 선풍기를 틀어놓고 연주를 듣는 기분이 들었다. 다행히 1악장과 5악장은 압도적인 사온드로 에어컨 소음을 거의 느끼지 못했지만, 2악장같이 세밀하게 음악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물론 연주자체는 나무랄 데 없었다. 왜 부천필이 말러에 강한지를 다시 한번 알려주는 연주회였다. 연주가 끝나고 브라보와 박수소리가 난무하는 가운데에서도 앵콜이 없었던 것도 내게는 만족스러웠다. 말러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연주였다. 마지막으로 부천필 전용 음악당이 빨리 세워지기를 바란다.  
 
뒷 이야기.  
 
동네 연주회같은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입장료가 그다지 비싸지 않다는 점(만 원에서 삼 천원)때문에 부담없이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던 듯. 그 중에는 못말리는 말러리안들도 잔뜩 있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