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클래식+

[음악용어] 서곡

  • 작성일2009-08-03
  • 조회수9434
[서곡]과 [전주곡]의 차이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 의외로 많이들 헷갈려하는 용어로 [오버투어(Overture)]와 [프렐류드(Prelude)]가 있습니다. 일본의 전례를 따라서 전자는 서곡으로, 후자는 전주곡으로 구분하여 지칭하기는 하지만 형식상의, 혹은 내용상의 차이에 대해서는 의외로 분명하게 구분들을 못합니다. [오버투어]는 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극예술장르에서 사용되었던 음악입니다. 연극, 오페라, 발레등의 공연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담당했던 부수음악의 일종이지요. [Overture]라는 단어는 프랑스어의 [Ouverture]에서 유래된 것으로 [Opening]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오페라에 사용되는 [오버투어]는 작품 안에서 사용된 아리아, 코러스 가운데 주요한 멜로디를 차용하여 미리 청중들에게선보이기도 합니다.  
 
역할상의 의미를 떠나, 하나의 고유한 음악적 형식으로서의 [오버투어]는 17세기 프랑스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소위 [프랑스 서곡]이라 불리는 양식을 처음 선보인 사람은 작곡가 장 밥티스트 륄리입니다. [프랑스 서곡]은최대한 요약해서 말하자면두 개의 느린 템포 사이에 빠른 템포를 샌드위치처럼 끼워넣은 형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란 [프랑스 서곡] 형식은 18세기에 이르러 쇠퇴일로에 접어들었고 그 대신 이탈리아산서곡, 즉 [이탈리아 서곡](혹은 [나폴리 서곡])이 새롭게 각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스카를라티에 의해 완성된 이 서곡은 [프랑스 서곡]과는 정반대로 빠른 템포 사이에 느린 템포의 음악이 삽입되어 있는 형식이지요. 빠른 속도로 시작하여 빠른 속도로 쾌활하게 마무리되는 [이탈리아 서곡]이 더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을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아다지오보다는 알레그로를 더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의 클래식 청중들도 지루한 것은 참을 수 없었나 봅니다. 여하튼 이런 서곡들은 음악적 형식의 [오버투어]로 자리매김되어 있기도 합니다.  
 
초기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사용된 [오버투어]는 종종 [신포니아]라고 불리었습니다. 이는 성악부가 없는 기악섹션을 의미하는 것으로, [신포니아(Sinfonia)]의 어원에 대해서는 앞서 [심포니]와 [필하모닉]의 차이를 논하면서 앞서 언급된 적이 있는데요. 또다른 의미, 즉 [교향곡(Symphony)]의 어원으로서의 [신포니아]에서 우리는 이런 유추를 할 수 있습니다. [빠르게-느리게-빠르게]라는 각각의 파트가 점점 규모가 커져 독립을 하면서 [교향곡]이 되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이후 [신포니아]는 다시 [프렐류디오(Preludio)], 다시 말해 [요약된 서곡]이라 불리었는데, 이는 오페라에 전반적으로 사용된 다양한 멜로디들을 압축, 합병시킨 형태를 의미했습니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마술피리], 그리고 베토벤의 세 개의 [레오노레] 서곡, 베버의 [마탄의 사수], 마이어베어의 모든 오페라 서곡, 그리고 19세기 러시아 작곡가들의 모든 오페라 작품의 서곡들이 이렇듯 오페라 요약본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다만 바그너의 경우, 그의 초기 작품들과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어 서곡은 요약곡 형태를 띄고 있지만 이후 이런 형식을 버리고 서곡에 독자적인멜로디를 부여하기 시작합니다. 그의 음악극 안에서, 특히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에서 서곡은 오페라의 본 멜로디와는 별도로 그 자신만의 모습과 색깔을 투영하고 있습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또한 바그너의 아이디어를 추종했으며 그리하여 이런 양식은 19,20세기 현대 오페라 작곡가들의 모범사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푸치니, 그리고 베리스모 오페라작곡가들은 여전히 과거 이탈리아 양식을 따랐습니다. 이 [오버투어]들은 그들을 품고 있던 오페라 자체는 소멸된 와중에도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강한 생명력을 지녔습니다. 일례로 로시니의 [윌리엄 텔]은 오페라 주요 레퍼토리에서는 거의 삭제되었다고 여겨지지만, 반대로 서곡은 여전히 콘서트 레퍼토리에서 최고 인기를 자랑하고 있지요.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프란츠 폰 주페의 오페레타 [시인과 농부] 또한 원작은 전혀 구경할 수 없지만 그 서곡만은 자주 연주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는 서곡들 가운데에서는 또한 오페라의 부수음악으로서가 아니라 애초에 독자적인 양식, 즉 [콘서트용 오버투어]로서 작곡된 작품들도 있습니다.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이라든가, 베를리오즈의 [로마의 사육제] 서곡, 브람스의 [아카데미 페스티벌] 서곡, [비극적] 서곡등은 처음부터 오페라가 아닌 음악회에서 발표하고자 작곡된 유명한 관현악 작품들이지요. 또한 연극을 위해 작곡된 [오버투어]들도 다수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은 괴테의 원작 연극 공연을 위해,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 서곡 또한 셰익스피어 원작의 연극 공연에 사용하기 위해 작곡된 음악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