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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부천필 신년음악회를 마치고..

  • 작성일2005-01-31
  • 조회수8495
부천필을 사랑하시는 여러분. 안녕하셨어요?  
지난 28일에 있었던 부천필 신년음악회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 평가해보느라 후기가 좀 늦었습니다.  
 
2005년 부천필 신년음악회는 관객동원이나 음악회 내용에 있어서 아마도 부천필 신년음악회 사상 가장 성공적인 신년음악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홈페이지 예매 시스템 구축 이후 첫 연주회라 아직은 티켓 관리에 서툴러서 자체 판매한 몇몇 티켓이 티켓링크 예매 티켓과 중복되는 치명적인 실수가 있었고, 운동장을 개방하지 않아 관객 여러분들께 불편을 겪게 한 일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악회에 자주 다니는 제 친구들 중에는 티켓이 중복되거나 발권이 잘못 되어 항의를 하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그때는 저도 음악회를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어찌나 화가 나던지 친구들 편에 서서 목소리를 높여왔었습니다만, 막상 저희가 그런 실수를 저지르고 나니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정말 죄송스럽더군요. 제가 좀 더 꼼꼼히 챙겼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밀려와 잠도 안오고 몹시 괴로웠지만, 다음부터 더 잘하자는 생각으로 다시 힘을 내기로 했습니다.  
 
그날 티켓 때문에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는 절대 이런 실수가 없도록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매표 상황을 봐서 운동장을 개방하는 등, 주차 문제에도 신경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그날 이렇게 우울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무대 뒤에 서서 청중으로 발 디딜 틈도 없었던 시민회관의 열기, 음악에 취해 열심히 박수를 치시던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며 무척이나 흐뭇했었어요. 신년음악회가 있던 그 한 시간 반동안 단원들도 신나서 좋은 연주를 해주었고, 연주자나 청중이나 모두 즐거웠던 시간이었어요. 임헌정 선생님께서도 몹시 흡족해하셨죠. 그리고 부족했지만 저의 해설도 그날 음악회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아 내심 기쁘기도 합니다.  
 
지난 제야음악회 때 사회자를 못 구해서 할 수 없이 제가 해설을 했던 것이 반응이 좋아, 이번 신년음악회 때에도 제가 또다시 갑작스럽게 해설을 준비하게 되었지만, 솔직히 요즘 너무 바빠서 이 짧은 해설 원고 쓰기도 버겁더군요. 그래도 관객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약간 가벼운 음악회에서는 연주회 때 직접 마이크를 잡고 진행을 하고, 정통 클래식 음악회에서는 로비에서 실시하는 콘서트 가이드를 계속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음악이 인간의 정신을 얼마나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를 전달하는 음악의 전령사가 되고자 합니다. 이렇게 좋은 것을 혼자만 알고 느낀다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해설을 하느라 그날 부천필의 연주를 아주 세밀하게 듣지 못하고 그저 무대 뒤에서 들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조금 섭섭하더군요. 특히 소프라노 박정원 선생님의 가곡 연주는 아주 잘 들어보고 싶었는데...  
이번 연주 때문에 박정원 선생님과 직접 만나보니 선생님은 정말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사는’ 토스카 같이 멋진 분이시더군요. 임선생님, 박정원 선생님과 함께 한 그날 저녁 식사 동안 그 명랑한 톤으로 음악 얘기를 하시던 박선생님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합니다. 물론 지난 2003년 말러 8번 공연 때 흰 옷을 입으신 영광의 성모님으로 출연하셔서 단 두 줄짜리지만 매우 난이도가 높은 그 아리아를 선보이셨을 때의 그 모습도 잊을 수 없죠. 그때는 제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보느라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곁눈질로 훔쳐 본 그 천사같은 모습과 깨끗한 음성이 성모님 역에 딱 맞았어요.  
이번 신년음악회 때는 비록 무대 뒤에서 들었지만, 박선생님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은 매우 섬세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앞으로도 박선생님과 말러나 슈트라우스 등, 관현악과 소프라노를 위한 멋진 가곡들을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날 임헌정 선생님은 정규 프로그램이 끝난 후 무려 세 곡의 앙코르를 청중에게 선사하셨습니다. 기분이 좋으셨나봐요.^^ 의정부예술의전당 연주회 때와는 모두 다른 곡을 선보이셨는데, song & dance라는 주제에 맞게 첫 앙코르는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 중 ‘네 마리 백조’ 였고 두 번째는 들리브의 발레음악 <코펠리아> 중 왈츠였습니다. 그리고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으로 그날 음악회를 아주 화려하게 마무리하셨죠.  
 
아무튼 이번 공연이 시민 여러분들께 큰 기쁨을 드린 것 같아 저도 즐겁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번에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관객의 입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