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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모닝콘서트 첫 번째 공연을 마치고

  • 작성일2005-02-18
  • 조회수8341
앗! 오늘이 모닝콘서트 있는 날이구나!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떠올랐으니 이번 공연 때문에 저도 어지간히 신경이 쓰였나봅니다. 아무래도 아침 11시에 공연을 한다는 것이 익숙치 않아서 기획 단계부터 준비 과정까지 모든 게 어색하고 정신이 없더군요.  
 
과연 오전 11시에 사람들이 많이 올 것인가라는 생각부터 시작해서 아침에 연주자들의 워밍업이 덜된 상태일텐데 연주는 과연 잘 될 것인가, 아침에 카페 의자를 정리하고 배열하는 데 문제는 없을까, 공연 진행은 매끄럽게 될 것인가, 신문사와 방송국 인터뷰에서 무슨 말을 해야할까 등등.... 
 
하지만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그런 생각 할 겨를도 없더군요. 공연이 11시니까 준비하려면 아침부터 서둘러야 했거든요.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복사골 문화사랑에 도착해보니 고맙게도 벌써 운영팀장님과 악기담당, 티켓 담당 직원들이 저보다 먼저 와서 준비하고 있더군요. 또 부천시 문화예술과에서 지원 인력까지 대동하고 오셔서 적극 도와주시고, 부천문화재단 측에서 마이크 세팅과 의자 배열을 많이 도와주셔서 당초 예상과는 달리 30분도 안돼서 의자 세팅을 다 끝낼 수 있었습니다. 
 
옆 방에서 의자를 운반해서 한 80석 정도 앉으실 수 있도록 의자를 재 배열하고 마이크 설치하고, 무대에 의자와 보면대 세팅, 해설 원고 점검 등등, 각종 사항들을 체크하는 사이, 신문사와 방송사에서 기자분들이 오셔서 그분들과 함께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부천필의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도 나누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11시에 하는 음악회를 기획하게 되었는지 물으시더군요.  
부천은 이제 문화도시로 크게 성장했지만,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줄만한 프로그램 개발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서, 저녁에 공연장을 찾아오시기 힘든 주부나 어르신들을 위해 오전에 개최하는 강좌 형식의 음악회, 또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클래식 교육 음악회 등의 필요성을 느끼고 그런 음악회를 기획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은 했던 것은 저 뿐만이 아닌 모양입니다. 예술의전당에서도 지난 가을부터 11시에 열리는 브런치콘서트를 실시해 여성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다양한 계층을 파고드는 이런 음악회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로 반가운 일이죠.  
 
하지만 오늘 저의 관심사는 오로지 오늘 첫 모닝콘서트에 과연 몇 분의 관객이 오실 것인지에 쏠려있었습니다. ^^; 2월달 들어 설날 연휴라는 불리한 여건을 뚫고 홍보에 매진해왔지만, 과연 모닝콘서트가 부천에서도 통할 것인지, 처음이라 정말 긴장되더군요. 생각보다 인터넷 예매율도 그다지 높지 않아 어제까지도 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11시 10분 전쯤 되자 벌써 복사골 문화사랑은 음악을 들으러 오신 관객들로 꽉 들어차기 시작했습니다. 10시 30분쯤만해도 썰렁하던 객석에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차니까 그 기쁜 마음 감출 수 없더군요.  
 
음악회가 시작되고 모두들 진지하게 저의 해설을 들어주시고 음악을 감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오보에와 잉글리시혼, 그리고 플루트의 아름다운 연주를 열심히 감상하시는 관객 여러분들의 모습에 취해 우리 단원들 연주가 귀에 잘 안들어오더군요.^^; 진행 상 처음에 마이크 음색이 좀 안좋아서 약간 불편을 끼쳐드린 것 외에는 공연 진행도 무리 없이 이루어졌고, 은은한 커피향과 아늑한 카페 분위기도 참 좋았습니다.  
 
첫 연주회였는데도 이렇게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음악회의 홍보를 적극 도와주신 부천필 음악감상반 어머님들께도 정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 주 모닝콘서트 프로그램은 더 좋습니다. 피아졸라의 탱고와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죽음과 소녀 등이 연주되니 더욱 성원해주세요. 그럼 다음 주 금요일 아침 11시에 또 뵙겠습니다. 
 
 
첨부파일
P218001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