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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2005년 상반기 공연을 마치고...

  • 작성일2005-07-02
  • 조회수8358
부천필을 사랑해주시는 음악애호가 여러분! 
그동안 제가 너무 뜸했습니다. 
 
한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 다음 연주를 챙겨야 하는 정신 없는 일정을 보내다보니 그동안 차분히 앉아 글 쓸 여유도 없었나봅니다. 하지만 지난 6월 30일 말러 인 부천I을 끝으로 부천필의 2005년 상반기 시즌이 마무리 되었으니, 이제는 저도 잠시 숨을 쉬며 봄 시즌을 정리하는 글을 쓰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이번 봄 시즌의 공연을 지켜보며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큰 감동을 받은 것은 한 단계 높아진 관객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위대한 심포니스트 시리즈와 말러 관객은 정말 대단한 음악애호가분들이시더군요. 부천필의 연주에 몰입하며 악장 사이에 박수 하나 없이 집중하는 자세로 음악을 들어주시는 그 모습을 보며, 부천은 과연 국내 최고 오케스트라를 가질 자격이 있는 예술의 도시입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봄 시즌 동안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관객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아마도 제가 잠수를 탄 것이 지난 4월부터인 것 같은데요..^^; 
4-5월은 어린이, 가족 공연 등으로 정말 눈코 뜰 쌔 없었답니다. 본래 부천필은 정통 클래식 음악회로 유명하지만, 올해는 특히 어린이와 가족음악회에 개인적으로 아주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오전 11시에 유아 대상으로 열리는 초록파랑음악회를 통해 어린이 음악회의 프로그래밍과 해설에 대한 노하우에 대해 이제 어느 정도 감을 잡았고, 어린이 공연시 주의할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족음악회도 전과 달리 연극배우도 초빙하고 영상도 쓰고, 오케스트라 배치도를 프로그램에 넣고, 음악회 후 악기 체험시간을 마련하는 등 신경을 썼는데, 무척 호응이 좋아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특히 지휘자 김진 선생님의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해설 덕분에 제가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제 부천시민들을 위해 부천필이 어떤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할지 감 잡은 것 같습니다. 
 
5월 말 위대한 심포니스트 마지막 공연은 거의 매진을 기록하긴 했지만, 학생 관객들이 많아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개인적으로는 무척 힘든 공연이었습니다. 조용히 집중해서 음악을 들으시려는 관객들을 위해서는, 학생들의 음악회 관람 예절 교육이 필요함을 절실이 느꼈죠. 저희 사무국 요원 7명이 표도 팔고 티케팅도 하고 무대 진행까지 하면서 그 많은 학생 관객들을 잘 통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적절한 방법을 생각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정말 고민이네요... 
 
지난 6월, 부천필은 3일날 청소년을 위한 데뷔콘서트, 22일 교향악축제에서 슈만 교향곡 3번을 연주한 후 30일에는 부천에서 클라우스 아르프 교수와 말러 1번을 연주했습니다. 지난 주 교향악축제 연주 끝나고 긴장이 풀린 탓인지 아니면 지휘자와의 호흡이 부족했던 탓인지, 솔직히 그날 연주 때 실수가 많았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개인적으로는 음악을 들으며 안절부절 못했습니다만, 관객 매너도 훌륭했고 모두 열광적으로 환호해주셔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부천에서 말러 공연을 하는데도 객석이 꽉 차는 걸 보며 기획자로서의 기쁨도 느꼈어요. 하지만 부천필 말러를 보러 먼 길 오신 관객들의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내년 말러 2번은 더 열심히 준비해서 아주 좋은 연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습한 날씨에 대곡들을 연주하느라 힘든 리허설로 강행군을 하며 연주를 치러낸 단원들께 무척 감사합니다. 단원 여러분들 모두 푹 쉬시고 다음 연주를 위해 또 힘차게 출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