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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가을을 멋지게 보내는 방법

  • 작성일2006-11-06
  • 조회수7911
[최은규 음악에세이] 가을을 멋지게 보내는 방법 
 
직업상 음악에 관한 글을 쓰다보면 한 가지 고민이 생긴다. ‘음표’로 된 음악을 ‘언어’라는 전혀 다른 매체로 전달해야하는 난감함 때문이다. 가령 소설의 경우 본래 언어로 이루어진 예술이기에 말로 설명하는 데 큰 무리가 없고 그림이나 무용의 경우도 시각적인 형상이 있으니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지 않지만, 보이는 것도 잡히는 것도 없는 음악의 경우는 말로만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음악감상과 음악해설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음악강좌’를 통해서라면 이 난제는 단숨에 해결된다.  
전국적으로 클래식 음악강좌는 그다지 흔한 편은 아니지만 문화도시 부천은 예외다. 
부천필 후원회에서 주최하는 ‘부천필과 함께하는 음악감상’, 부천예술정보도서관 다감에서 주최하는 ‘토요미디어감상’과 ‘멘토와 멘티의 만남’ 등 잘 찾아보면 부천에는 매우 수준 높은 음악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다. 수강료도 저렴하고 무료인 경우도 많아서 음악과 공연을 사랑하는 부천시민이라면 문화도시에 사는 특혜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매년 봄·가을 2학기로 진행되는 ‘부천필과 함께하는 음악감상’ 프로그램은 수강생 공고가 나가기가 무섭게 수강신청이 마감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국내 최고의 오케스트라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이니만큼 강사들의 수준도 매우 높고, 부천필의 단원들이 직접 강의를 하며 수강생들과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갖기 때문에 음악애호가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복사골문화센터 4층에 있는 부천예술정보도서관 ‘다감’의 다양한 강좌 역시 예술애호가들에게는 매우 값진 프로그램이다. 예술전문 도서관인 ‘다감’은 서울 예술의전당에 있는 아르코예술정보관과 더불어 전국에서 딱 두 개밖에 없는 예술전문도서관 중 하나로, 책과 음반 등 풍부한 예술자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료강좌를 마련해 지역주민들에게 예술의 힘을 전파하고 있다.  
다감에서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토요 미디어감상’은 엄선된 영상자료를 해설과 함께 감상하는 시간으로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올해부터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 ‘멘토와 멘티의 만남’도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좋은 자료를 추천하는 아트멘토와 자료를 이용하는 멘티의 만남을 통해 음악과 공연감상의 즐거움을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이다. 
올 가을을 멋지게 보내고 싶다면 부천의 다양한 문화강좌의 혜택을 누리며 예술적 감성을 일깨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최은규(부천필 바이올린 부수석, 기획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으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