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리뷰

빈필 신년음악회의 전통

  • 작성일2007-01-19
  • 조회수9634
[최은규의 음악에세이]빈필 신년음악회의 전통 
 
빈필 신년음악회의 전통연말연시는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계획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이런 뜻 깊은 시간을 특별하게 보내기 위해서라면 제야음악회나 신년음악회를 놓칠 수 없다. 부천에서도 얼마 전 부천필의 제야음악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어 음악애호가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해외의 대표적인 연말연시 음악회로는 베를린필의 제야음악회와 빈필의 신년음악회가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세계 100개국이 넘는 나라의 TV 방송을 통해 세계 10억의 인구가 시청한다는 빈필의 신년음악회는 일반인들에게도 매우 익숙하다. 연주되는 곡들이 대부분 경쾌하고 아름다운 빈의 왈츠와 폴카 음악이기 때문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제1회 빈필 신년음악회가 열린 것이 1941년이었으니 지금으로부터 66년 전이다. 지난 66년간 희망 찬 새해를 밝고 경쾌한 왈츠로 열어준 빈필 신년음악회는 이제 전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했지만, 처음에 빈필 신년음악회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정치적인 이유가 깔려 있었다.  
1940년대 당시 나치 독일에 병합되어있던 오스트리아는 침체된 오스트리아의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의도로 빈을 대표하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와 폴카, 행진곡을 위주로 한 신년음악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그래서 프로그램도 요한 슈트라우스와 요제프 슈트라우스 등 오스트리아 작곡가의 음악 위주로 구성되었다.  
빈필 신년음악회의 기원에 대한 또 다른 견해로는 히틀러가 요한 슈트라우스의 ‘황제’ 왈츠를 좋아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아버지가 유태인 혈통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1945년에 신년음악회는 중단되었다. 다행히 그해 전쟁이 끝나 1946년부터 신년음악회가 재개되었고, 그로부터 1954년까지 크라우스가 빈필 신년음악회를 이끌었다.  
1955년부터 77년까지 빈필 악장이자 지휘자인 빌리 보스코프스키가 신년음악회를 지휘하면서 요한 슈트라우스처럼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지휘하는 모습을 되살려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까지 그는 빈필 신년음악회를 가장 많이 지휘한 지휘자로 기록된다. 
보스코프스키가 은퇴한 후 지휘자 로린 마젤이 빈필 신년음악회를 1986년까지 지휘했고, 그 이후에 빈필이 신년음악회 음악감독제를 폐지함에 따라 빈필 신년음악회는 매년 다른 지휘자를 초빙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그래서 해마다 빈필 신년음악회의 지휘자 선정은 음악계 최대의 관심사가 되곤 한다. 가장 화제가 되었던 신년음악회 지휘자는 원전연주로 유명한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였는데, 그는 원전악보를 사용한 연주로 2001년 빈필 신년음악회를 이끌었다. 올해 빈필 신년음악회 지휘자는 주빈 메타였다. 
 
필자는 부천필 바이올린 부수석, 기획 팀장을 역임 했으며 현재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으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