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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다감과 부천필의 윈윈전략

  • 작성일2007-06-08
  • 조회수7583
[최은규의 음악에세이] 
다감과 부천필의 윈윈전략  
 
 
12일 오후 복사골문화센터의 미디어감상실에는 아름다운 슈베르트의 음악이 울려 퍼졌다. 부천필의 ‘슈베르티아데’ 개막을 맞이하여 예술정보도서관 ‘다감’에서 부천필이 연주할 슈베르트의 작품들을 영상으로 미리 감상하고 참가자에게 부천필의 공연 티켓을 할인해주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미리 보는 공연’이라는 타이틀로 올해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예술단체와 예술도서관이 서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 미디어감상실에 모인 30여명의 부천 시민들은 해설자의 안내에 따라 ‘다감’에 있는 슈베르트 DVD를 차례로 감상하며 ‘슈베르트 삼매경’에 빠졌다. 슈베르트 음악해석의 권위자인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와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이 함께 연주하는 ‘겨울나그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현악4중주인 알반베르크 현악4중주단이 들려주는 ‘죽음과 소녀’ 등 슈베르트의 대표적인 명곡들을 영상으로 감상하며 슈베르트의 음악에 매혹된 참가자들은 감상회가 끝나자 다감의 회원으로 가입하거나 부천필의 ‘슈베르티아데’ 공연 티켓을 신청하는 등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도서관으로서는 회원을 확보하고, 예술단체로서는 공연 홍보를 할 수 있는 이런 방식의 연계 프로그램은 서로 다른 단체가 상생하는 ‘윈윈전략’이라 하겠다. 
 
규모가 큰 도서관에서 문화강좌나 영화감상회 등을 통해 도서관을 홍보하는 일은 이미 일반화되었지만, 다감과 부천필의 경우처럼 도서관과 예술단체가 서로 협력하는 사례는 드물다. 다감의 경우는 예술정보를 다루는 특수한 도서관이라는 점에서 예술단체와의 연계가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부천필에서는 공개 가능한 연주용 악보를 다감에 위탁하여 시민들이 음악 전문자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왔으며 부천필 코러스 단원들은 다감에 예술자료를 추천하는 ‘아트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다감은 부천필의 음악감상 프로그램의 장소를 제공하고 음악자료를 협찬하는 등 부천필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왔다.  
다감의 ‘미리 보는 공연’은 그동안 서로 협력해온 두 단체의 연계 활동 가운데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클래식 음악은 특히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이나 사전 학습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더 큰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다감의 예술단체 연계 프로그램이 더욱 확대되어 더 많은 부천시민들이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필자는 부천필 바이올린 부수석, 기획 팀장을 역임 했으며 현재 대원문화재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