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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오페라 이야기

  • 작성일2007-08-23
  • 조회수6907
[최은규의 음악에세이]  
오페라 이야기
 
 
 
여름방학을 맞아 부천의 공연장들이 청소년 관객들로 붐비고 있다. 특별히 이달 17일에는 유명 오페라의 주요 아리아와 중창을 해설과 함께 감상하는 부천필의 ‘오페라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어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일반 음악애호가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오페라는 등장인물과 줄거리가 있고, 화려한 볼거리가 있어 순음악적인 관현악이나 실내악에 비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좋다. 그러나 오페라 한 편을 공연하기 위해서는 독창자와 합창, 오케스트라 뿐 아니라 무대장치와 의상, 조명 등 연극적인 요소가 들어가기 때문에 엄청난 제작비와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완벽한 무대장치를 갖춘 오페라 전막을 무대에 올리기는 쉽지 않은 부천의 공연장 여건 상, 부천필의 이번 공연처럼 콘서트 형식으로 오페라 공연을 개최할 경우 제작비를 줄이면서도 오페라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음악 그 자체의 정교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오페라는 1600년경 이태리 피렌체에서 발생한 이후 정형화된 형식의 ‘오페라 세리아’와 일상적인 삶을 희극적으로 재현한 ‘오페라 부파’ 등 여러 가지 장르로 발전해갔다. 음악가와 시인들의 모임인 피렌체의 ‘카메라타’에서 고대 그리스 비극을 재현하자는 취지로 제작한 음악극이 이처럼 거대하고 다양한 오페라로 발전하여 400년 넘는 세월 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옛 궁정에서 상연된 거창하고 화려한 오페라 공연도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다양한 형식을 필요로 한다. 그렇게 해서 등장한 것이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소극장 오페라와 콘서트 오페라로, 평소 가까이하기 부담스러웠던 오페라에 대한 관객친화력을 높이고 있다.  
 
여러 가지 오페라 종류들 가운데서도 오페라 부파나 오페라 코미크 등의 희극오페라들은 특히 간결한 콘서트오페라나 소극장오페라 형식의 공연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거창한 무대장치 없이 흥미로운 스토리와 배우의 연기력만으로도 즉각적인 흥미를 불러일으켜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부천필의 ‘오페라이야기’ 공연에서도 레하르의 희극 오페라 ‘명랑한 과부’를 중심으로 꾸며질 예정이어서 부천의 음악애호가들에게 오페라의 매력을 느끼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9월 첫 내한공연을 하게 될 빈 슈타츠오퍼 역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콘서트형식으로 공연할 예정이다. 음악의 도시 빈의 유서 깊은 오페라극장인 빈 슈타츠오퍼에서도 정통 오페라 공연을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공연하는 일은 흔하다. 빠른 속도로 변화해가는 관객들의 취향에 맞추어 이제 오페라와 같은 클래식 음악 장르에도 여러 가지 방식의 ‘다이제스트 형식’을 개발해내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부천필 바이올린 부수석, 기획 팀장을 역임 했으며 현재 대원문화재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7-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