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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부천필 심포닉 연주회 (05. 12. 2)

  • 작성자*
  • 작성일2005-12-04
  • 조회수7037
부천필이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해서 반가운 마음으로 연주회를 다녀 왔습니다. 레파토리가 평소에 좋아하던 브루크너 교향곡이라 더욱 설레였는지도 모릅니다. 부천필의 말러 교향곡 시리즈가 끝난 이후로 아쉬워하는 애호가들의 마음을 위로라도 하듯이 좋은 연주로 보답해주더군요.  
 
보통 공연이 끝나고 나면 어느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는가를 지적하기도 하고 디테일에 대한 불만들을 늘어놓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2일 공연은 그런 불안함 없이 유장한 브루크너의 선율에 푹 묻힐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오케스트라의 밸런스가 좋아진 느낌이 들어 가만 생각해보니, 오늘 파트 배치가 독특했던 게 생각나더군요. 
 
예전 말러 시리즈 때에는 호른을 관객 기준으로 무대 왼편에 놓았는데, 이 날은 오른쪽으로 따로 분리하여 첼로와 콘트라베이스 사이에 두셨더군요. 1악장 시작할 때부터 저음군이 하나로 뭉쳐 내는 음향에 굉장한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트럼펫을 따로 왼쪽으로 빼서 퍼스트 바이올린과 묶이도록 한 것도 혜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배치를 잘 본 적이 없는데, 1층 D열에서 들은 바로는 각 악기 소리가 따로 놀지 않고, 투티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곡을 통틀어 심벌은 딱 한 번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타악기 맡으신 이규봉님이 내내 연주에 집중하시다가, 2악장에서 그 한 방을 터뜨려 주실 때는 정말 속이 후련했습니다. 4악장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끝까지 긴장을 유지한 부천필에 박수를 보냅니다. 앙코르로 나온 바흐도 너무 좋았습니다. 2악장을 하셨으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지만... ^^ 
 
임헌정 선생님께서 건강하게 지휘하시는 모습을 보니 너무 흐뭇했습니다. 말러처럼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회를 기획해 주셨으면 하는 브루크너 애호가의 바램입니다. 오늘 연주회를 듣고나니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 좋은 연주를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