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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Re :

  • 작성자*
  • 작성일2012-03-08
  • 조회수1262
 
먼저 부천시립예술단에 관심 가져 주시고 좋은 의견을 주신 고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고객님께서 지적하신 로비 문제는 저희도 공감하고 있는 부분으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만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대규모 시설보완 공사가 필요하여 해결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다른 공연장처럼 매표소가 로비에 있고 각 출입구마다 안내원을 배치하여 출입구에서 티켓 확인 후 바로 입장하실 수 있도록 안내해 드려야 하나, 부천시민회관은 매표소가 공연장 외부에 위치해 있고 인력 부족으로 인해 안내원을 출입구마다 배치할 수 없는 상황으로 로비 입장시 티켓을 일괄 확인하고 있습니다.  
 
부천시립예술단은 부천시민회관을 대관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공연장 운영과 관련된 부분은 부천시민회관 운영팀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습니다.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겠으나 운영 전반에 대한 개선 대책을 지속적으로 협의하여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프로그램 역시 보다 신경써서 품격있는 연주회를 제공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원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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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건의하고 싶습니다.(2012-03-08 오전 9:27:56) 
3월 6일 가곡의 밤을 포함하여 올 들어 네 번째 부천 시민회관을 찾았다. 
 
이번 관람후기에 나는 음악적인 것 보다는 그 동안 부천 시민회관을 찾으며 느꼈던 점을 적고자한다. 
 
1월 30일, 눈이 아주 많이 내린 아주 추운 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참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람들이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누군가를 기다리며 추워서 떨고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티켓 없이 로비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광경을 보며 로비는 왜 만들어 놓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로비로 들어서자 마자 나는 프로그램을 가지러 갔고 프로그램을 보는 순간, 얼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이런 형식적인 프로그램을 무엇 때문에 만들었나?  
인쇄비만 아깝다. 
그리고 다시 제 자리에 올려놓고 프로그램 없이 연주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 날, 연주는 연주회를 보기 전부터 날씨 만큼이나 마음도 얼어 붙어 연주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별 느낌 없이 끝났다. 
 
다음에 2월 21일, 새로 취임한 상임 지휘자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다시 부천 시민회관을 찾았다. 
연주회장이 아닌, 로비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티켓 검사를 하고 있었다. 
이 날, 나는 나의 지인들에게 티켓을 직접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매표소에 맡기지 못하고,  
밖에서 40- 50분동안 서 있는데, 온 몸에 한기가 돌았다.  
연주 시간이 되어, 로비로 들어섰다. 
그런데 로비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려 무슨 일이가 싶어 그 쪽을 바라 보았더니,  
한 관객이 관계자에게 어떻게 건물 입구에서 티켓을 받을 수 있냐, 로비가 만남의 장소 아니냐, 지금까지 어떤 음악회장을 가더라도 이 곳 같이 이렇게 관객들을 푸대접하는 곳은 처음 봤다. 아주 불쾌하다. 라고 항의하는 것이 아닌가? 이에 관계자는 자기 소관이 아니지만 건의하겠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이 모습을 보며, 각자 자기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을 하는구나. 그렇지만 관계자들은 관객들에게 좋은 마음으로 음악회를 감상할 수 있게 도와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프로그램을 잠시 망설였지만 오늘은 취임 연주니까 조금 다르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미처 읽어볼 시간이 없어 무조건 가지고 연주회장으로 들어갔다. 
프로그램을 집으로 가는 차 속에서 읽어보았다.  
프로그램 안에 하얀 A4용지가 몇장 있어서 그것부터 보았더니, 가사와 악곡 분석이 들어있었다. 
그런데 악곡 분석이 아주 재미 있었다. 어떻게 이것을 프로 합창단의 프로그램 속에 들어 있는 분석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더욱 재미 있었던 것은 용지 아래에 p.39-p.47라고 써 있었다. 
.......? 
 
2월 28일, 어린이 음악회를 선명회 합창단과 함께하는 음악회라 해서 부천 시민회관을 다시 한 번 찾았다. 
그런데 여전히 티켓은 똑같은 장소에서 받고 있었고,  
프로그램은 디자인만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추어져 있고, 내용은 별 생각 없이 휴지통으로 들어가도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이번에도 종이가 따로 들어있는데, A5용지 한장 이었다. 
 
3월 6일, 가곡의 밤 연주회 때도 부천 시민회관을 갔다. 
티켓 확인 장소와 프로그램, 여전히 개선된 점이 하나도 없이 그대-로였다. 
프로그램에 따로 A4용지가 들어 있는 것도 그대로였다.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사람의 컴퓨터는 한 번 입력되면, 수정 불가능한 컴퓨터를 가지고 있나보다. 
이번에는 해설인지 가사인지 확인도 안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즉, 2월 21일 프로그램에 프로그램 연주 해설과 똑같은 모양으로 가곡의 밤 프로그램에도 프로그램 연주 해설이라는 제목으로 가사가 적혀 있었다. 
프로그램 담당하는 사람이 이번에도 실수를 하였을까? 아니면, 해설과 가사의 차이를 모르나? 
 
나는 더 이상 관객들에 대한 성의 없는 이런 태도는 보고 싶지 않다. 
 
그동안 최상의 연주를 위해 지휘자와 단원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고, 부천 시민회관에서만 연주하는 것이 안타까웠으며, 더 많은 관객들이 와서 이러한 연주를 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다.  
 
서로 협력하여 선을 거둔다. 라는 내용이 성경에 적혀있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콰이어는 정졍영 교수가 언급한 것처럼, 기획능력, 청중과의 소통능력, 음악을 말로 풀어내는 학식과 언변, 음악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찾는 일 등 여러가지 능력들을 그동안의 음악회에서 보여준 지휘자를 상임지휘자로 두고 있으면서도 지휘자와 단원들의 수고와 능력을 뒷바침 해주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혹시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 A4용지 네 페이지로 되어있는 프로그램만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재정때문이라면,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아카데믹하고 유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매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면 음악 애호가들이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되는 귀한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적인 부분만 최선을 다 하는 것으로는 결코 성공적인 음악회를 기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주기를 바라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음악회 가자.라는 충동적인 생각으로 음악회장을 찾는 사람보다는  
며칠 전, 혹은 몇달 전부터 계획하고 준비하여 음악회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러한 준비된 마음으로 찾는 관객들에게 음악회가 시작 되기도 전부터 불쾌한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부천 시립 관계자들에게 정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서로 내 소관이 아니라면서 회피하지말고,  
연주를 앞두고 최상의 컨디션은 연주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주자 뿐 아니라 관객들도 어떻게 하면 최상의 컨디션으로 연주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심도있게 회의하고 연구하면 좋겠다. 
말보다는 실천에 옮기는 아름다운 모습을 다음에 시민회관을 찾았을 때, 꼭 보고싶다. 
 
김 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