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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 작성자*
  • 작성일2013-11-30
  • 조회수3784
2013년 11월 29일 저녁 7시 30분에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부천시립예술단에서 주관하는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제 181회 정기연주회에 다녀왔다. 
이날 연주회의 지휘자 임헌정과 첼리스트 마르틴 뢰어(Martin Lour)가 호흡을 맞추었다. 
이들에게는 음악의 거장이라는 뜻을 가진 마에스트로와 비르투오소라는 칭호가 붙는다.  
프로그램은 슈베르트의 ‘로자문데’ 서곡 Op. 26, 슈만의 첼로 협주곡 가단조 Op. 129,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8번 사장조 Op. 88 으로 구성되었다. 
모든 연주자가 자리에 위치하고 지휘자가 등장하면서 오케스트라가 시작하였다. 
첫 번째 연주곡은 슈베르트의 ‘로자문데’ 서곡 Op. 26 였다. 처음에는 차분하고 느리게 시작하였다. 분위기가 어둡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연주가 빨라지고 리듬이 경쾌하게 바뀌었다. 마치 해가 뜨기 전 어두운 새벽에서 해가 뜨고 온 세상이 환해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계속해서 변하는 멜로디가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해주었고, 계속 새로운 느낌을 주면서 경쾌하게 연주가 끝이 났다.  
이어서 슈만의 첼로 협주곡 가단조 Op. 129 가 연주되었는데, 첼리스트 마르틴 뢰어가 등장하였다. 마르틴 뢰어의 독주로 연주가 시작되었다. 첼로의 소리가 저음에서 고음으로 다시 고음에서 저음으로 갑작스럽게 반복하여 변하였는데 어둡고 오묘한 기분이 들게 했다. 독주에 이어 현악기와 목관악기의 협주가 시작했다. 첼로의 독주와 조화롭고 과하지 않게 연주되었다. 다시 첼로의 독주가 이어졌다. 곡의 처음은 보통의 빠르기로 비교적 우울했고, 중간부분은 느리게 연주가 되었다. 이때는 우울함이 사라지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부분은 행진곡처럼 웅장하고 경쾌한 빠른 리듬과 강한 연주로 힘찬 느낌을 주었다. 연주가 끝나고 관객은 큰 박수와 환호를 질렀다. 이에 마르틴 뤼어가 보답하듯 앵콜 연주를 해주었다. 첼로 하나만 연주되었지만 비어있는 느낌은 없고 꽉 찬 느낌의 연주였다. 
10분간의 휴식을 갖고 마지막 연주로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8번 사장조 Op. 88 가 시작하였다. 이 곡은 ‘런던 교향곡’, ‘전원 교향곡’ 이라고도 불린다. 시작은 힘차고 활기찼다. 플롯의 길게 연주되었는데 듣고 있는 내가 숨이 멎을 듯 했다. 이 연주는 빠르게 시작하여 조금 느려졌다가 다시 빨라지고 조금 빠르게 연주되었다. 빠르게 시작한 처음에는 경쾌하고 힘찬 행진곡 같은 느낌이 들었고, 느려졌을 때는 너무나 평화로운 느낌이었다. 이 때문에 ‘전원 교향곡’이라는 제목이 붙은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연주가 빨라지고 춤을 추는 축제와 같은 분위기가 연상되었다. 마지막 부분은 멜로디가 어두웠다가 밝았다가 분위기가 역동적으로 변하였다.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가 풀어지며 연주가 끝났다. 이날의 연주 중 가장 다양한 느낌을 준 곡이었다.  
이렇게 예정된 모든 연주가 종료되고 앵콜 연주를 했는데, 곡의 제목은 모르겠으나 어디선가 들어본 멜로디의 곡이었다. 경쾌하고 밝은 곡이어서 연주가 끝난 후 남은 여운을 잘 정리해주는 느낌이었다.  
임헌정의 지휘와 마르틴 뤼어의 첼로 연주가 인상적이었다. 임헌정의 지휘는 부드러움과 강함 그리고 절제가 어우러진 느낌이었다. 이런 모습에 연주 하나가 끝나고 ‘멋있다.’는 감탄사가 나왔다. 마르틴 뤼어의 첼로 연주에서는 첼로가 저음 악기라 느긋하고 지루한 리듬만 낼 것이라는 나의 편견을 깨주었다. 마르틴 뤼어의 연주는 기교가 있고, 경쾌했다. 특히 묵직한 고음이 매력적이었다. 
이렇게 좋은 공연을 저렴한 관람료로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