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후기
11/13, 11/20, 11/27 부천필 후기
- 작성자*
- 작성일2015-11-28
- 조회수2758
이번 달에 부천필을 연달아 봤는데 각각 후기 쓰면 도배글(?) 같아서 한번에 씁니다.
좋게 본 날도 있고 안좋게 본 날도 있는데, 제 돈 내고 본 이상 비판할 자격 정도는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가감없이 씁니다. 혹시 단원 및 관계자 분들이 보시면 상처받지 마시고 애정어린 비판으로 봐 주셨으면 해요.
11/13 부천필 200회 정기연주회 (-)
오케스트라에서 악기 하는 친구와 함께 보러 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날은 최악이었습니다. 가혹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이날보다 더 안좋은 최악의 부천필 연주는 상상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날 연주가 최악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는 이날보다 좋은 연주만 보고 싶거든요.
먼저 시벨리우스 교향곡 7번. 이 곡을 언제 국내에서 라이브로 볼까 싶어서 예습하고 갔는데, 곡이 따라가기 어려웠습니다. 원래 그런 곡일 수도 있고, 제 감상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제가 알던 부천필은 생소한 곡(10월, 닐센 연주한 공연 등)도 귀에 쏙 들어오게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였는데 당황했습니다. 우산 넣은 비닐봉지의 바스락거림 등 관객의 민폐도 상당했고요. 같이 간 친구는 아예 잤습니다.
그 다음으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같이 본 친구도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해 봤다고 한 곡인데, 1악장 후반부에서는 모 악기소리가 아예 한 마디씩 밀려서 나왔다고 하더군요. 저는 악보까지는 몰라서 친구처럼 세세히 지적할 수는 없지만 3악장 중반까지 몰입하기 어려웠습니다.
후반부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은 같이 간 친구가 좋아하는 곡이고, 이 곡 때문에 그 친구도 서울에서 부천까지 온 건데 다행히 전반부보다는 듣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곡 마지막에 아이들의 타이밍 모르는 박수와 웃음소리가 분위기를 망쳤습니다. 아이들은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도 잘못이고, 그런 아이들에 대한 통제가 없는 공연장 측에도 대단히 아쉬웠습니다. (부천필 공연은 대부분 초등학생 이상 관람으로 나와 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앙코르곡은 본 공연이 워낙 충격적이라 이 쪽이 더 좋아보였는데, 그런 서글픈 상황이라 제목처럼 슬픈 왈츠였습니다.
이날 공연은 원래 6월에도 예매했다가 메르스로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아서 11월에 나온 걸 보고 별러서 간 연주회인데, 모처럼 서울에서 친구까지 데리고 간 공연에서 제가 본 부천필 연주 중 최악의 연주를 보게 되어 참담한 기분이었습니다. 우산 비닐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다시 듣고 싶지 않습니다. 우산 가지고 들어간다고 공연장에 양동이로 물부은 것처럼 되는 것도 아닌데, 굳이 심각한 소음을 동반하면서 비닐에 넣어 들어갈 필요가 있나 싶었습니다. (친구는 틀린 곳이 많았다고 했지만) 아마추어 문외한인 제가 들어도 몰입하기 힘든 연주였다는 건, 이때 부천필 일정이 너무 빡빡하게 잡혀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천필 공연이 10/16 이후 10/29-30, 11/6, 11/13, 11/20, 11/27로 5주 연속 잡혀 있었는데 서로 다른 프로그램으로 5주 연속 공연하는 건 다른 오케스트라 연주일정에서 본 일이 없어서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공연 전에 했습니다. 실제로 보니 과부하가 걸린 건지 컨디션이 떨어진 느낌이었습니다. 문외한의 근거없는 추측일지도 모르지만, 한 달에 두 번 정도 공연하던 부천필은 훨씬 좋았기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팬 입장에서는 한 달에 한 번 공연하더라도 청중을 휘어잡는 연주를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몇 년 동안 봤고 지인들에게 추천했던 부천필처럼요.
11/20 부천필 206회 정기연주회 (++)
이날은 매우 좋았습니다.
한 주 전에 부천필은 그럴 거라고 상상도 못했던 연주를 겪고 나니 주변 지인들에게 이 공연을 추천하지도 못하고 혼자 보러 왔습니다. 이날도 실망하면 부천필 발길 끊으려고 했는데 이렇게 만족스러운 연주를 들으니 밀당(?)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집에 악보가 있어서 더듬더듬 쳐보고 갔습니다. 아마추어이지만 엉성하게라도 쳐보고 가니 곡이 더 잘 보여서 집중하기 좋았습니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은 므라빈스키가 지휘한 음반을 매우 좋아하는데, 비슷한 느낌의 연주를 듣게 되어 만족했습니다.
11/27 부천필 해설음악회 - 만프레드 (+)
이날은 슈만의 만프레드 서곡과 차이코프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 때문에 예매했는데, 협주곡도 기대 이상으로 만족했습니다.
더블베이스 황준빈, 플루트 한여진은 이번에 협주곡의 1개 악장만 협연했지만, 향후 부천필 정기연주회 등에서 협주곡 한 곡 전체의 협연자로도 보고 싶을 정도로 연주가 좋았습니다.
차이코프스키 만프레드 교향곡은 비창교향곡과 조성도 같고 무거운 분위기 등 공통점이 있어서 연관지어 들어보고 갔는데 역시 실제 무대에서 듣는 연주가 좋았습니다. 이렇게 괜찮은 곡이 왜 우리나라 무대에 잘 안 올라올까 싶어 아쉬웠는데 이번에 2개 악장이라도 듣게 되어 좋았습니다. 추후 부천필 정규 공연에서 전체 악장으로도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 공연 후 설문지에도 계속 쓰고 있는데, 주말 공연을 편성해 주시면 안 될까요? 평일에 서울 사는 사람들이 부천까지 가는 건 단순히 시간이 많이 드는 것 이외에도 이런저런 많은 눈치를 봐 가면서 큰맘 먹어야 겨우 가는데(그래서 저도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던 부천필 공연이 꽤 많아요), 주말 공연이 생기면 서울에서 보러갈 팬도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설문지에는 선호하는 요일 항목이 있어서 계속 주말에 체크하고 있는데 부천필 정기공연이나 해설음악회는 계속 평일이라 건의드립니다.
좋게 본 날도 있고 안좋게 본 날도 있는데, 제 돈 내고 본 이상 비판할 자격 정도는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가감없이 씁니다. 혹시 단원 및 관계자 분들이 보시면 상처받지 마시고 애정어린 비판으로 봐 주셨으면 해요.
11/13 부천필 200회 정기연주회 (-)
오케스트라에서 악기 하는 친구와 함께 보러 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날은 최악이었습니다. 가혹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이날보다 더 안좋은 최악의 부천필 연주는 상상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날 연주가 최악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는 이날보다 좋은 연주만 보고 싶거든요.
먼저 시벨리우스 교향곡 7번. 이 곡을 언제 국내에서 라이브로 볼까 싶어서 예습하고 갔는데, 곡이 따라가기 어려웠습니다. 원래 그런 곡일 수도 있고, 제 감상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제가 알던 부천필은 생소한 곡(10월, 닐센 연주한 공연 등)도 귀에 쏙 들어오게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였는데 당황했습니다. 우산 넣은 비닐봉지의 바스락거림 등 관객의 민폐도 상당했고요. 같이 간 친구는 아예 잤습니다.
그 다음으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같이 본 친구도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해 봤다고 한 곡인데, 1악장 후반부에서는 모 악기소리가 아예 한 마디씩 밀려서 나왔다고 하더군요. 저는 악보까지는 몰라서 친구처럼 세세히 지적할 수는 없지만 3악장 중반까지 몰입하기 어려웠습니다.
후반부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은 같이 간 친구가 좋아하는 곡이고, 이 곡 때문에 그 친구도 서울에서 부천까지 온 건데 다행히 전반부보다는 듣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곡 마지막에 아이들의 타이밍 모르는 박수와 웃음소리가 분위기를 망쳤습니다. 아이들은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도 잘못이고, 그런 아이들에 대한 통제가 없는 공연장 측에도 대단히 아쉬웠습니다. (부천필 공연은 대부분 초등학생 이상 관람으로 나와 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앙코르곡은 본 공연이 워낙 충격적이라 이 쪽이 더 좋아보였는데, 그런 서글픈 상황이라 제목처럼 슬픈 왈츠였습니다.
이날 공연은 원래 6월에도 예매했다가 메르스로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아서 11월에 나온 걸 보고 별러서 간 연주회인데, 모처럼 서울에서 친구까지 데리고 간 공연에서 제가 본 부천필 연주 중 최악의 연주를 보게 되어 참담한 기분이었습니다. 우산 비닐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다시 듣고 싶지 않습니다. 우산 가지고 들어간다고 공연장에 양동이로 물부은 것처럼 되는 것도 아닌데, 굳이 심각한 소음을 동반하면서 비닐에 넣어 들어갈 필요가 있나 싶었습니다. (친구는 틀린 곳이 많았다고 했지만) 아마추어 문외한인 제가 들어도 몰입하기 힘든 연주였다는 건, 이때 부천필 일정이 너무 빡빡하게 잡혀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천필 공연이 10/16 이후 10/29-30, 11/6, 11/13, 11/20, 11/27로 5주 연속 잡혀 있었는데 서로 다른 프로그램으로 5주 연속 공연하는 건 다른 오케스트라 연주일정에서 본 일이 없어서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공연 전에 했습니다. 실제로 보니 과부하가 걸린 건지 컨디션이 떨어진 느낌이었습니다. 문외한의 근거없는 추측일지도 모르지만, 한 달에 두 번 정도 공연하던 부천필은 훨씬 좋았기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팬 입장에서는 한 달에 한 번 공연하더라도 청중을 휘어잡는 연주를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몇 년 동안 봤고 지인들에게 추천했던 부천필처럼요.
11/20 부천필 206회 정기연주회 (++)
이날은 매우 좋았습니다.
한 주 전에 부천필은 그럴 거라고 상상도 못했던 연주를 겪고 나니 주변 지인들에게 이 공연을 추천하지도 못하고 혼자 보러 왔습니다. 이날도 실망하면 부천필 발길 끊으려고 했는데 이렇게 만족스러운 연주를 들으니 밀당(?)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집에 악보가 있어서 더듬더듬 쳐보고 갔습니다. 아마추어이지만 엉성하게라도 쳐보고 가니 곡이 더 잘 보여서 집중하기 좋았습니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은 므라빈스키가 지휘한 음반을 매우 좋아하는데, 비슷한 느낌의 연주를 듣게 되어 만족했습니다.
11/27 부천필 해설음악회 - 만프레드 (+)
이날은 슈만의 만프레드 서곡과 차이코프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 때문에 예매했는데, 협주곡도 기대 이상으로 만족했습니다.
더블베이스 황준빈, 플루트 한여진은 이번에 협주곡의 1개 악장만 협연했지만, 향후 부천필 정기연주회 등에서 협주곡 한 곡 전체의 협연자로도 보고 싶을 정도로 연주가 좋았습니다.
차이코프스키 만프레드 교향곡은 비창교향곡과 조성도 같고 무거운 분위기 등 공통점이 있어서 연관지어 들어보고 갔는데 역시 실제 무대에서 듣는 연주가 좋았습니다. 이렇게 괜찮은 곡이 왜 우리나라 무대에 잘 안 올라올까 싶어 아쉬웠는데 이번에 2개 악장이라도 듣게 되어 좋았습니다. 추후 부천필 정규 공연에서 전체 악장으로도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 공연 후 설문지에도 계속 쓰고 있는데, 주말 공연을 편성해 주시면 안 될까요? 평일에 서울 사는 사람들이 부천까지 가는 건 단순히 시간이 많이 드는 것 이외에도 이런저런 많은 눈치를 봐 가면서 큰맘 먹어야 겨우 가는데(그래서 저도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던 부천필 공연이 꽤 많아요), 주말 공연이 생기면 서울에서 보러갈 팬도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설문지에는 선호하는 요일 항목이 있어서 계속 주말에 체크하고 있는데 부천필 정기공연이나 해설음악회는 계속 평일이라 건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