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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222회 정기연주회 관람후기입니다 ^^

  • 작성자*
  • 작성일2017-02-11
  • 조회수1828
http://blog.naver.com/glassesrabit/220932946446 
 
블로그에 남긴 후기를 조금 다듬어서 옮겼습니다 ^^ 
 
 
수능도 끝났겠다 부천 시민으로서 크나큰 혜택을 누려보고자!  
부천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으러 갔습니다.  
집 가까운 곳에서 전석 만원에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혜택이지요!! 좀 더 어릴 때부터 연주를 들으러 다녔다면 좋았을 텐데 이제야 부천 필을 찾게 되었습니다.  
 
옛날에 딱 한번 크리스마스 이브에 어머니와 큰 교회에 가서 부천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은 적이 있긴 했어요. 뭐하러 가는 지도 모르면서 손에 메론빵들고 좋다고 쫓아갔는데 ㅋㅋㅋ 까마득한 옛날이지만 우아한 하프소리에 마음을 빼앗겼던 기억은 생생해요. 악기도 예쁘고 소리도 예뻐서 완전 반했지요.  
 
 
늦을까봐 빨리 걸어갔더니 공연 시작 30분 정도를 남기고 여유롭게 도착했어요. 
 
 
오늘 공연의 프로그램은 차이콥스키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러시아어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저희에게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한번 쯤 들어볼만한 음악이라고 추천하셨던 1812년 서곡이 있어서 망설임 없이 예매했습니다. 이제는 대학에서 러시아어문학을 전공할 사람으로서, 그리고 클래지컬 음악의 초보애호가로서 차이콥스키의 곡들을 직접 듣게 된 것이 퍽 즐거웠어요.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로비에서 받은 프로그램 안내서를 읽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못한 예습을 하고, 연주에서 이런 저런 부분들을 귀기울여 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 - 차이콥스키 1812년 서곡 작품 49 
이 곡은 작년부터 몇번 들어본 적이 있는 곡이에요. 물론 영상으로요!  
그런데 사실 영상으로 들을 때는 특별한 감흥도 없고 그냥... 그랬어요.  
그래서 헹.. 선생님이 들어보라고 하신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냥 역사적 배경이 있는 음악이라 그런건가...라는 생각을 여러번 했었어요. 
그런데 어제!! 듣고!!! 정말 이 곡에 푹 빠졌습니다 ♥♡♥♥♥♡ 
시원하게 터져나오는 관악기와 심벌즈의 소리가 아주 짜릿했어요! 
그리고.. (8살 때 들은 건 기억이 안나니) 사실상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는 거였는데.. 정말 음원이나 영상으로 듣던 거랑은 비교가 안되더군요... 
너무 너무 너무 말도 안되게 좋아서요 ㅠㅠㅠㅠㅠㅠㅠㅠ♥♥♥♥ 
 
현악기 소리도 현장에서 들으니 정말 좋고... 타악기도... 그냥 다 좋았어요..♥ 
현장에서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들으면 이렇구나.. 라는 것을 새로이 깨달았습니다. 저에겐 역사적인 날이었지요..ㅎ 오케 직관의 맛을 깨달은 날... 이렇게 멋진 경험을 하게 해준 부천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부천시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행복하게 감상했습니다. 사실 옛날엔 왜 우리 시가 굳이 세금들여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는가에 대해 어린마음에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이제 십분 이해합니다... 시민들에게 이렇게 좋은 음악을 동네 마실가듯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시다니...♥ 부천시민이라 행복합니다! 
 
다시 연주얘기로 돌아오면, 
1812년 서곡의 후반부로 갈수록, 정말 표제음악 다운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입부에서는 황량하고 차가운 러시아 벌판에서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프랑스군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후반부에서는 러시아군의 승리의 기쁨이 아주 확실하게 느껴졌어요. 홀 가득 웅장하고 상쾌하게 울려퍼지던 소리가 제 마음을 쿵쾅거리게 했답니다. 러시아군이 승리한 뒤 느꼈을 해방감과 통쾌함을 함께 느끼며, 입시와 싸워 이겨낸 저에게 주는 졸업 선물로서 아주 적격인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날이 졸업식 바로 다음날었거든요ㅋㅋ) 길지 않은 곡이라 듣는데 시간이 후딱 가버렸어요.. 곡이 끝날 때엔 아쉽기까지 했답니다 ㅠㅠ 
 
프로그램북의 설명에 따르면 이 곡에서 원래는 교회종과 대포를 악기로 사용하는데, 시민회관에서 그럴 수는 없으니 큰북과 이름모를 타악기로 (클알못의 한계..) 대체하셨더라고요! 아, 이 부분이 교회종인가보다. 이부분이 대포를 표현한건가보다. 속으로 이렇게 맞춰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 -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35 
 
이날 몸 상태가 안좋아서 공연을 볼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물론 끝나고 나서 보러 오길 백번 천번 잘했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피곤하긴 했답니다. 앞서 1812년 서곡을 들을 때 너무 열정적으로 감상한데다 박수까지 열심히 쳤더니 안그래도 안좋았던 컨디션에 무리를 해서 바이올린 협주곡 때에는 몽롱했어요 ㅠㅠ 그래서 기억이 많이는 안나네요... 
이 곡은 김영욱님의 바이올린 소리가 오케스트라 소리를 뚫고 나오지 못해서 그게 조금 아쉬웠어요. 그렇다고 오케스트라 소리가 바이올린 소리를 먹어버렸다!라고 말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조금 더 크게 들렸더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눈을 감고 들으면 바이올린 소리가 좀 더 또렷하게 들리긴 했어요! 
 
이날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님이 앵콜곡을 연주해주셨어요. (김영욱님이 등장하시기 전에 지휘자님이 큰 박수를 유도하셔서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었다는...ㅋㅋㅋ) 
앵콜곡은 매우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곡이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연주할 수 있는지 정말 너무 신기했어요.  
앵콜곡 들을 때에는 몽롱함도 확 깨질 정도로 굉장한 연주였습니다. 
 
♬ -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 4번 바단조 작품 36 
 
이 곡도 제 마음을 앗아간 좋은 곡이었습니다. 1812년 서곡처럼 빵빵 터지는 부분, 서정적으로 부드럽게 연주하는 부분 모두 좋았습니다. 어찌나 좋았던지 듣다가 오늘 이렇게 좋은 음악 들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를 했네요.  
 
3악장이 특히 인상깊었는데 올망졸망한 느낌을 내는 도입부가 사랑스럽고 귀여웠어요. 프로그램 설명에서는 거칠고 황량한 느낌이라고 했지만 저에게는 그저 올망졸망 사랑스러운 느낌이었던...ㅎㅎㅎ  
 
연주가 끝난 뒤에는 좋은 연주에 보답하고 싶어 쑥쓰러움을 이겨내고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앵콜곡은 제가 아직 클래지컬 음악을 잘 모르는 관계로 아직도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앵콜곡도 참 좋았어요. 조성진 스타일로 표현하자면 달콤한 디저트였는데, 체리무스케이크가 떠오르게 하는 달콤상큼한 느낌의 곡이었습니다. 
 
♬ - 이날 공연을 통틀어...  
 
심벌즈와 트라이앵글을 치는 방법에 따라 소리가 다르게 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트라이앵글 소리가 어쩜 그렇게 멀리까지 또랑또랑하게 들리는지..? 마이크라도 댄 듯한 소리에 많이 놀랐어요. 
 
그리고, 이날 청중분들이 악장 사이사이에 박수를 치셨는데 이 부분에 대한 주최측 차원의 안내가 더 필요할 것 같아요! 1부때에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면 그럴 수도 있겠거니.. 했는데 인터미션 이후에 교향곡때에도 악장간 박수가 나와서 놀랐답니다. 
 
 
 
공연을 듣고나니 부천필의 피아노 협주곡을 듣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쳤어요!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 가장 먼저 떠올랐지만 다른 곡이라도 좋을 것 같아요. 10월달에 마침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콘체르토 공연이 잡혀있던데 특별한 일 없으면 들으러 가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네요.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행복했어요~^^ 
몇번이고 이 느낌 이대로 다시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요. 
 
앞으로도 부천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좋은 공연 많이 많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