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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바그너의 향연 Ⅲ>

  • 작성자*
  • 작성일2017-05-25
  • 조회수1630
박영민-부천필ㅣ바그너 <무언의 반지> 
 
5.24(수) / 20:00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바그너ㅣ탄호이저 서곡 
바그너ㅣ발퀴레 3막 전주곡 발퀴레의 기행 
바그너ㅣ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 
바그너ㅣ무언의 반지 (로린 마젤 편곡) 
 
 
지난밤의 연주는 향연을 펼쳐 청중들과 그 기쁨을 나누기에 합당한 실황이었습니다. 본 연주는 <탄호이저 서곡>, <발퀴레 3막 전주곡 발퀴레의 기행>,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과 <무언의 반지> (로린 마젤 편곡)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세 개의 서곡일지라도 구성에 있어 음악적 흐름도가 내포되어 있었고, 2부의 <무언의 반지>는 바그너가 구현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해에 부천 필이 선보인 슈트라우스와 바그너에선 음악적 기질은 상이하지만, 청중에게 기존에 경험할 수 없던 또 다른 방향의 예술적 상상력을 선사했고 오케스트라 고유의 저력 또한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주를 들으면서, 지난해의 탄호이저 오페라 콘체르탄테의 연장으로 또 다시 이 음악가들이 하나의 산을 넘는 것을 느꼈습니다. 개인이 아닌 오케스트라 라는 점과 하나의 음악적 지향 점을 위해선 그 모두가 같은 이상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본 연주에서 들을 수 있었던 바그너의 음악, 그리고 부천 필의 음악은 주는 분명한 목표와 그를 위한 음악적 완결성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표제적인 성격으로 이루어진 악곡이 담아내는 ‘음악적 사건’을 전달하는 것은 음악이 가진 바를 정확히 표현해 내야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풍부하고 안정되어진 관악 파트, 개인의 고백과 같이 느껴졌던 각 수석의 솔로 부분과 현 시대가 아닌 또 다른 세계의 소리를 터트린 퍼커션 섹션을 비롯해 장대한 서사 극을 현 시대에 재현해 청중을 끌어들인 부천 필의 음악은 놀라웠습니다.  
이 뒤엔 단체를 이끄는 박영민 지휘자님의 역할을 빼놓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음악적인 방향성을 결정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선구안을 제시함에 있어 항상 놀라고 있습니다. 클래식한 레파토리를 중심에 두고 끊임없이 새로운 주제와 레파토리를 더해가는 열정에 또다른 기대와 애정을 보냅니다. 서울에 살고 있지만, 부천필의 날마다 새로운 모습이 기대되어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매 공연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이상의 음악을 연주해주신 단원들과 지휘자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항상 변화되는 새로운 부천 필의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