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모음

공유하기

찜하기

페스티벌 아첸토 ‘2010 디베르티멘토?' : 관현악 연주회

  • 일자2010-09-17(금) 20:00
  • 장소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
  • 가격전 석 10000 원
  • 연령초등학생 이상 입장
  • 주최부천시
  • 주관부천필
  • 문의032-625-8330-2
공연소개
음악감독 : 임헌정, 이신우
프로그램 디렉터 : 고 우, 김승림
지휘 : 박영민
소프라노 : 조윤조
연주 :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SNU New Music Ensemble



연주곡목

Mosaicum Visio (2002) - 강석희

Terasi (2009) - 막 Dieter Mack

Intermission

Triad Stairs for full orchestra - 강경묵

Symphonic Pieces From The Opera "Lulu" - 베르크 Alban Berg
(소프라노_조윤조)

 


[페스티벌 아첸토 소개]

부천필과 서울대 음대, 지휘자 임헌정과 작곡가 이신우의 만남!

‘페스티벌 아첸토(Festival ACCENTO)’는 국내 정상의 오케스트라인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국내 최고의 교육기관인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스튜디오 2021이 공동 기획한 현대음악제이다. 부천필은 지난 2006년부터 ‘21세기 음악시리즈’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스튜디오 2021은 2003년 창단된 후 작곡가와 연주자, 음악학자들이 모여 현대음악을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모색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 음악계에 현대음악을 알리는 작업을 이번 기회에 두 단체가 뜻을 모아 공동으로 기획하게 되었다.
고전음악의 새로운 해석과 도전이 반복되는 현 음악계의 현실에서 부천필과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은 음악애호가들에게 현대 음악을 널리 알리고 친숙하게 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국내 일반적인 작곡발표회 형식을 벗어나 국제적인 기준과 보편적인 관점에서 동시대의 우수한 현대 음악작품을 창작하고 소개하는 음악제를 만들고자 2009년 ‘페스티벌 아첸토’가 시작되었다.
또한, 페스티벌 아첸토는 언제나 우리나라 음악계의 현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지휘자 임헌정(부천필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과 한국 현대음악의 중요한 작곡가로 손꼽히는 작곡가 이신우(서울대 음대 교수)가 공동 음악감독으로 만나, 두 음악가의 지금 이 시대 음악에 대한 고뇌를 현대 음악제를 통해 복합적으로 제시하고 표현할 것이다.
또한 이번 음악제는 이를 위해 음악제 프로그래머 고우와 김승림을 별도로 위촉하여 레퍼토리를 기획하게 함으로써 작품 중심의 음악제로서의 성격을 강화하고자 노력하였다.

제 2회 페스티벌 아첸토 '2010 디베르티멘토? - 내가 너를 꿈꿀 때'

제2회 '페스티벌 아첸토'의 출발점은 카겔의 <디베르티멘토?>이다. 순수한 소리만의 구성과 연극 등 음악 외적인 요소 사이에서 모험을 했던 카겔의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강한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디베르티멘토의 우아한 뉘앙스와 물음표 기호의 조합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작품의 중심축은 지휘자와 연주자들 간의 긴장과 대립이다. 지휘자는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연주자 집단이 음악을 만드는데 있어 효율적인 리더인 동시에 예술가 개인을 억압하는 독재자이기도 하다. 리허설 단계에서부터 그들은 끊임없이 대립하며 서로의 음악으로 충돌한다. 카겔은 이를 연주 무대 자체가 지닌 드라마로 풀어내고 있다. '디베르티멘토'라는 단어에 붙은 물음표는 해결점이 없는 이러한 갈등을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다. 또 그것은 18세기 고전주의 시대에 성행했던 '디베르티멘토'라는 어감과 더불어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지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구시대의 관습을 유지하는 아카데믹한 현대음악계의 모순을 상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더 복잡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음향 구성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각 요소와 실험적인 무대 등 다양한 표현 영역으로의 확대를 추구하는 음악의 욕망. 지역성을 탈피해 또 다른 세계를 꿈꾸는 진취적인 욕구. 소리를 넘어선 표현의 확대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오늘날의 음악에서 새로운 탐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지금 머물고 있는 나의 모습을 벗어나 내가 너를 꿈꿀 때, 음악의 미래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이것은 바로 '아첸토'가 던지는 물음이기도 하다.

카겔, 디베르티멘토? - 한국초연

서울대학교 현대음악 앙상블 ‘SNU New Music Ensemble’ 카겔 (Mauricio Kagel, 1931 - 2008) 은 그의 뛰어난 상상력과 유머, 작품성으로 현대 음악극의 기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곡가이다. 그의 2006년 작품 는 14인의 연주자를 위한 실내악 작품으로 모든 연주자와 지휘자가 연극적 요소를 소화해 내야하는 난이도 높은 작품이다. 서울대학교 현대음악 앙상블 ‘SNU New Music Ensemble’과 ‘페스티벌 아첸토’의 공동 프로그램 디렉터 김승림이 한국 최초로 무대에 선보인다.

한국 창작음악의 원로 강석희 · 김정길

강석희(1934 - )의 2002년 작품 와 김정길(1934 - )의 1979년 작품 <추초문>이 각각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서울대학교 국악과 연주단의 연주로 무대에 오른다. 유럽 중심부의 보편적 어휘로 승부하여 1980년대 이후 한국 작곡계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강석희와 한국 전통 악기로 현대적인 음악 구성을 이룩한 김정길의 각기 다른 면모를 만날 수 있다.

베르크, 오페라 '룰루' 교향시

베르크(Alban Berg, 1885 - 1935)의 <오페라 ‘룰루’ 교향시>는 오케스트라와 소프라노를 위한 오페라 <룰루>의 모음곡이다. 베르크는 1929년부터 오페라 <룰루>를 작업했으나 지인의 죽음으로 그를 추모하기 위한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게 되고, 오페라 <룰루>는 미완성으로 남겨졌다. 그 중에서 발췌한 소품들을 오케스트라와 소프라노를 위해 베르크가 직접 정리한 작품이 <오페라 ‘룰루’ 교향시>이다. 소프라노 조윤조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함께 무대에 선보인다.


연주프로그램 해설

강석희 - Mosaicum Visio (2002)

이 작품의 음악적 특징은 수직적인(Homophony) 음색의 변화를 중요시 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리듬의 흐름도 대부분 수직적으로 올려 쌓인 악기들이 동시에 유니손을 이루면서 강력하면서도 빠른 템포로 움직인다. 이 움직임은 곡 전체의 틀을 만들고 있다. 수평적인(Polyphony)인 빠른 음들의 흐름도 두 가지의 모양을 띄고 있는데 그 하나는 역시 리듬 유니손에 의한 수직적 성격이고 다른 하나는 분산된 리듬들의 빠른 움직임이다. 여기에서 음(24음 세리)들은 유니손이거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것이나, 각기 분산되는 형태를 유지하지만 복잡한 음정들의 어울림은 마치 선법적(Modal)인 성격을 유지한다.
음색들은 수정체적인 곤충들의 안구를 통해서 들어오는 스펙트럼한 물체의 영상이 물체에 따라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다양한 변화를 표현하려고 하였다. 그러한 음색을 위해서 32개의 오버톤(배음)을 스펙트럼하게 여러모양으로 잘라내어서(Ober Pass, By Pass등등) 음색의 변화를 유도했다.
악기 편성은 현악들이 주축이 되지만 목관 5중주, 타악기 그리고 피아노를 추가했다. 특수한 음색을 위해서 플롯은 피콜로를, 바순은 콘트라 바순을 그리고 클라리넷은 베이스 클라리넷을 함께 사용한다. 이들은 극단적인 음색을 위해서 예를 들면 피콜로와 베이스 클라리넷이 동시에 연주되기도 한다. 이 작품은 김 민 교수에게 헌정되었다.

막 Dieter Mack - Terasi (2009)

Terasi는 발효된 게 맛이 나는 매우 독특한 향신료를 지칭하는 인도네시아 용어이다. 비록 그렇게 역겹지는 않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나 튀긴 음식에 들어간 이 향신료의 냄새를 맡는 것은 편치 않은 경험이다. 하지만 특별 요리에 이 향신료를 적절히 배합해 사용한다면 그 음식에 고유한 맛을 내게 해준다. 이 과정에서 향료가 갖고 있던 본래의 맛과 향은 새로운 음식의 맛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것이 인도네시아, 그리고 특히 발리 섬 음식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내가 작품의 제목으로 이 용어를 선택한 것은 뤼벡 음대에서 매해 열리는 브람스 음악축제의 2010년 개막 음악회에서 연주될 작품을 위촉받은 직후의 일이다. 나는 갑작스럽게 한 음악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는데, 곧 부분적으로는 매우 “불쾌한” 요소이지만 어떤 특정한 맥락에서 전체를 구성하는 본질적이면서도 적절한 부분이 되어간다는 것인데, 이는 위에서 언급한 향신료와 그것의 쓰임새와 매우 유사한 점이다.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둡고 음울하다. 다양한 “언급들”(comments)이거나 아니면 우연한 사건들이 함께하는, 매우 끈적끈적하게 부유하는 어떤 것의 이미지가 이 작품의 기본적인 영상이 되었다. 따라서 나는 정선율과 비슷한 아이디어로 돌아갔고 이 경우 그러한 아이디어는 어떤 특정한 리듬상의 선과 다양한 “어두운” 악기사용(처음에는 콘트라바순을 동반한 더블베이스의 연주, 그 다음에는 더블베이스와 베이스 플룻, 클라리넷의 연주,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주로 첼로의 연주)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세 개의 국면들은 음악의 형식적인 기둥이 되는 하나의 얼개로 작용한다.

강경묵 - Triad Stairs for full orchestra (2010)

Triad(3화음)가 음악을 만드는 재료로 주로 쓰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대에는 Triad를 포함하는 조성체계를 바탕으로 주제 및 화성을 만들고, 그것들을 기능적으로 엮어서 음악을 만들어 나갔다. 우리는 그때를 공통관습시대 혹은 조성음악시대(1750-1900)라고 부른다.
오늘날의 Triad는 그 이전시대와 비교해 볼 때 그것이 가지는 의미, 상징, 그리고 기능이 완전히 다르다. 여기서 나는 시대적 차이로 인해 하나의 음소재가 완전히 다른 음악적 문맥을 만든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작품을 구성해 나갔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는 각각의 기능을 지닌 3화음들이 아닌 그것들의 소리 즉, 3화음들 그 자체 지니는 고유의 울림들을 Stair(계단)처럼 쌓여 거대한 음향 덩어리(Sound mass)를 만들고, 그 속에서 또 다른 3화음이 나타난다. 3화음이라는 전통적인 요소를 이전과 전혀 다른, 현대 음악적 취급 방법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전통적인 소재를 갖고 독창성을 얻고자 한 것이 바로 ‘Triad stairs’이다.

베르크 Alban Berg - Symphonic Pieces from Opera "Lulu" (1934)

베르크는 <오페라 ‘룰루’ 교향시>를 1934년에 정리하였다. 이 모음곡은 그의 오페라 <룰루>의 음악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당시 그의 오페라 <룰루>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그의 첫 번째 오페라 <보체크>를 완성하고 난 해인 1929년부터 이 오페라를 위해 지속적으로 꾸준히 작업하였으나, 1935년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와 알마 말러의 딸인 마농의 사망 소식을 접하자, 그는 모든 작업을 중단하고 그녀를 추모하기 위해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베르크는 이 <바이올린 협주곡>을 신속하게 완성했으나, 벌레에 물려 야기된 패혈증으로 병석에 눕게 되고, 같은 해 12월 24일, 오페라 <룰루>의 집필을 중단한 채 사망했다. 당시 베르크는 이미 이 오페라 전체의 미니 스코어와, 1막과 2막의 오케스트라 스코어까지 완성해 두었지만, 3막은 1326마디에 달하는 분량 중 처음 268마디까지만 오케스트라 스코어가 완성되어 있었다. 때문에 이 작품은 미완성인 채로 1937년 6월 2일 취리히에서 초연되었는데, 미완성인 3막 대신 이 룰루 모음곡 중 3막의 발췌에 해당하는 두 개의 악장에 무언극을 더한 형태로 공연 되었고, 이 공연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의 두 번째 오페라 <룰루>는 프랑크 베테킨트의 희곡 <지령>과 <판도라의 상자>를 기초로 하여 베르크가 직접 집필한 독일어 대본에 의해 작곡되었다. 베르크는 우연히 1905년 빈에서 은밀히 공연된 프랑크 베데킨트 극 <판도라의 상자>의 공연에 참가하게 된다. 타락한 여자 룰루의 비극적 운명과 등장인물들의 부정적 성격특성들은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인간의 근원적 존재는 오직 성욕이라는 신조를 가지고 기성의 도덕 사회를 강하게 비판했던 베데킨트는 룰루를 두개의 독립적인 극으로 만들었는데 처음 극은 1989년 초연된 <대지의 정신>이었으며 두 번째가 이미 언급한 <판도라의 상자>(1904년 초연)이었다. 대지의 정신에선 본능에 따라 사는 타락한 여인 룰루가 상대하는 남자들을 죽음으로 이끌어 그녀의 승리로 끝나지만 속편 판도라의 상자에서는 반대로 그녀의 몰락이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