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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간 현재 2026-04-07,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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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규 음악에세이] 세계 정상의 오케스트라가 탄생할 날을 기다리며
순수 국내파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리즈 국제피아노콩쿠르 우승 소식에 국내음악계가 들썩이고 있다. 리즈 콩쿠르는 피아노 부문 최고 권위의 국제콩쿠르로서 지금까지 라두 루푸, 머레이 페라이어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을 배출한 바 있다. 한국인으로서 리즈 콩쿠르에 입상한 한국 피아니스트로는 정명훈, 백혜선, 서주희 등이 있으나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단 리즈콩쿠르 뿐 아니다. 최근 들어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쇼팽콩쿠르나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등 세계 권위의 국제콩쿠르에 입상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렇게 한국음악인들이 국제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음악인, 그것도 순수하게 국내에서만 교육을 받은 음악인이 국제콩쿠르에 입상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려운 일로 여겨졌다. 그런 시절을 떠올려보면 이제 우리 음악계의 미래는 참으로 밝아 보인다.
그러나 독주자 양성 교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오케스트라 교육 현실을 돌아볼 때 세계적인 한국오케스트라의 탄생은 요원하다. 지금 한국 음악계가 세계적인 독주자들을 배출하고 있는 것은 지난 몇 십 년 간 열정적으로 음악교육에 투자해온 성과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한국음악교육을 잘 살펴보면 오로지 독주자 양성에만 집중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지금도 그런 경향은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독주자의 탄생도 중요하지만, 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나타내는 오케스트라 양성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 국내 음악대학에는 오케스트라 연주자 양성이나 지휘자 양성을 위한 교육시스템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태다. 오케스트라 단원을 지망하는 음대생들을 위한 오케스트라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매우 부족하다보니 졸업 후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는 음악인들이 오케스트라 레퍼토리를 익히고 앙상블 감각을 익히는 속도는 외국 음악인들에 비해 느릴 수밖에 없다. 구미의 음악대학과 음악원에서는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어있는 오케스트라 레퍼토리 클래스나 프로 오케스트라의 수석들에게 집중 트레이닝을 받는 아카데미 프로그램 등, 훌륭한 오케스트라 플레이어들을 길러낼 만한 교육 시스템은 국내에 거의 전무한 상태다.
재능 있는 한국 음악인들이 세계무대에서 선전하고 있는 소식에 반갑기 그지없지만, 한편으로는 독주자 양성에만 치우쳐있는 불균형한 국내 음악교육의 현실이 우려된다. 과연 세계적인 한국인 독주자를 받쳐줄만한 세계정상의 한국 오케스트라가 탄생할 날은 언제인가?
최은규(부천필 바이올린 부수석, 기획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으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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