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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노트

[부천필] 제338회 정기연주회 'ENIGMA' 프로그램 노트

  • 작성일2026-05-07
  • 조회수55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338회 정기연주회
ENIGMA
프로그램 노트



세 작품은 서로 다른 시대적 배경과 형식을 지니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명확히 규정되지 않는 것’에 대한 탐구다.
완결되지 않은 형식, 자연 속에서 흐릿해지는 경계, 그리고 드러나지 않는 의미를 품은 변주들은 모두 음악이 단순한 소리의 배열을 넘어, 해석과 상상을 요구하는 예술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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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교향곡 제8번 ‘미완성’
F. Schubert, Symphony No. 8 in b minor,
D. 759 ‘Unfinished’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의 교향곡 제8번 ‘미완성’은 고전주의의 엄격한 4악장 형식을 탈피하여 오직 두 개의 악장만으로도 독보적인 예술적 완결성을 이룬 작품이다.
형식적으로는 완성되지 않았지만, 내부의 구조적 안정감과 깊은 서정성 덕분에 오히려 ‘미완성이기에 완성된 작품’이라는 역설적인 평가를 받는다.
b단조라는 어두운 조성을 바탕으로 비극적 미학의 정수를 보여주며, 낭만주의 교향곡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린 이정표로 평가된다.

이 작품 전반에는 슈베르트 예술 세계의 근간인 ‘방랑자(Wanderer)’ 정서가 깊게 스며 있다.
낮게 깔리는 현악기의 움직임과 갑작스럽게 분출되는 관현악의 총주는 인간의 고독과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며, 괴테나 하이네의 시에서 발견되는 서정적 우울함을 음악으로 변환한 듯한 인상을 준다.
이는 인간의 내밀한 슬픔을 숭고한 예술로 승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 특히 트롬본의 효과적인 사용은 작품에 종교적이고 엄숙한 무게감을 더한다.
두 개의 악장은 대비를 이루면서도 하나의 흐름처럼 긴밀하게 이어지며, 하나의 완결된 정서적 세계를 형성한다. 1악장의 ‘투쟁과 절망’은 2악장의 ‘평안과 정화’로 이어지며, 완전한 해결에 이르지는 않지만, 다른 차원의 평온함으로 전환된다.

이 작품이 두 악장만으로도 완결된 평가를 받는 이유는 음악적 논리의 일관성에 있다. 1악장의 b단조가 지닌 긴장은 2악장의 E장조를 통해 화성적으로 보완되며, 두 악장의 대비만으로도 주제의 제시, 전개, 그리고 정리라는 교향악적 구조가 충분히 구현된다.
따라서 물리적인 악장의 수와 관계없이, 이 작품은 하나의 완전한 음악적 구조를 갖춘 곡으로 이해된다. ‘미완성’이라는 제목은 단순히 악장이 부족하다는 의미를 넘어, 인간의 감정이 결코 완전히 정리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말하지 못한 슬픔, 붙잡고 싶은 아름다움, 끝내 닿지 못한 위로가 음악 속에 조용히 흐르며, 완결되지 않음 자체가 하나의 표현 방식으로 기능한다.

이처럼 이 작품은 전통적인 교향곡처럼 분명한 결말이나 승리를 제시하지 않지만,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깊은 여운을 남기며 오래 기억되는 작품이다.




제1악장: Allegro moderato (b단조, 3/4박자)
제1악장은 고전적인 소나타 형식을 바탕으로 하지만, 전통적인 명확한 대비보다는 낭만적인 내면의 흐름과 정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음악은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같은 선율을 함께 연주하는 낮은 음역의 유니슨으로 시작된다. 이 어둡고 깊은 울림은 곡 전체를 지배하는 핵심 동기로, 처음부터 무거운 긴장과 내면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 위에 현악기의 잔잔한 떨림(트레몰로)이 더해지고, 오보에와 클라리넷이 제1주제를 제시한다.

이후 음악은 G장조로 전환되며 제2주제가 등장한다. 첼로가 이끄는 이 선율은 보다 따뜻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지만, 금관악기의 강한 울림이 개입하면서 긴장이 다시 형성되고, 음악은 다시 어두운 흐름으로 돌아간다.

발전부에서는 앞서 제시된 동기와 주제들이 서로 얽히고 변형되며 점점 더 밀도 있는 음악을 만들어낸다. 조성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관현악의 색채도 더욱 강해지면서 긴장은 점차 고조된다.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와 제2주제가 다시 등장하지만, 처음과는 다르게 완전히 안정된 모습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여전히 긴장의 여운이 남아 있으며, 음악은 완전한 해결을 거부한다. 코다에서도 b단조의 어두운 색채는 유지되고, 명확한 종결 대신 조용히 가라앉는 방식으로 마무리된다. 이 악장은 전체적으로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지만, 끝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한다. 


제2악장: Andante con moto (E장조, 3/8박자)
제2악장은 1악장의 어두운 분위기와 대비되는 밝고 안정된 색채로 시작된다. 조성이 E장조로 바뀌면서 음악은 한층 부드럽고 따뜻한 호흡을 갖는다.

더블베이스의 규칙적인 피치카토가 잔잔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그 위에 호른과 바순이 제1주제를 제시한다. 1악장에서 느껴졌던 긴장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이곳에서는 훨씬 부드럽게 다루어진다.

중간부에서는 조성이 c#단조로 전환되며 분위기가 잠시 어두워진다. 클라리넷과 오보에가 새로운 선율을 연주하면서 고요한 흐름 속에 미묘한 긴장이 더해진다. 금관악기는 이 부분에서 음향의 깊이를 보강하며, 음악의 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후 음악은 다시 처음의 밝고 안정된 분위기로 돌아온다. 주제는 정리되며 마지막은 조용하고 안정된 종지로 끝난다. 긴장은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풀어지며, 음악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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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숲 속의 밤 노래
F. Schubert, Nachtgesang im Walde,
D. 913 for male chorus and horns

 
슈베르트(Franz Schubert)의 〈숲 속의 밤 노래(Nachtgesang im Walde)〉 D.913은 남성 4부 합창과 4대의 호른이라는 독특한 편성을 통해, 밤의 숲이 지닌 깊이와 정서를 섬세하게 그려낸 단일 악장 작품이다.

이 곡은 교향곡처럼 뚜렷하게 구획된 구조를 따르기보다, 하나의 흐름 안에서 음색과 분위기가 서서히 변화하며 전개된다. 이 작품의 핵심은 ‘음색’과 ‘공간감’에 있다. 전통적으로 호른은 숲, 사냥,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를 상징하는 악기인데, 슈베르트는 이 악기의 부드럽고 깊은 울림을 통해 밤의 고요와 신비를 그려낸다.

여기에 남성 합창의 낮고 따뜻한 음색이 더해지면서, 마치 어둡고 넓게 펼쳐진 숲속 공간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청각적 풍경이 형성된다. 합창과 호른은 서로 주고받듯 진행되며, 자연의 울림을 연상시키는 대위적 흐름과 입체적인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이 곡은 요한 가브리엘 자이들(Johann Gabriel Seidl)의 시를 바탕으로 한다. 낭만주의 예술에서 ‘밤’과 ‘숲’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간이 일상에서 벗어나 자기 내면을 마주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이 작품 역시 자연 속에서 느끼는 평온과 경외,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이어지는 감각, 즉 범신론적인 세계관을 담고 있다.

곡의 시작은 네 대의 호른이 만들어내는 서주이다. 이 울림은 깊은 숲의 어둠과 정적을 한순간에 펼쳐 보이며, 그 공간으로 이끈다. 이어 남성 합창이 매우 여린 음량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인간의 목소리가 자연의 고요 속에 조심스럽게 스며드는 순간을 표현한다. 이후 음악은 점차 움직임을 얻는다. 리듬과 화성이 미묘하게 변화하면서, 정적인 밤의 숲에 생명감이 더해진다. 바람의 흔들림이나 보이지 않는 존재의 기척처럼, 미세한 변화들이 음악 속에 살아난다. 이 과정에서 합창과 호른의 대화는 더욱 활발해지고, 단순한 고요를 넘어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점차 고조된다. 특히 화성의 섬세한 변화는 밤 특유의 서늘함과 환상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만들어낸다.

중반 이후에는 처음의 평온한 분위기가 다시 돌아오지만,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더욱 깊고 풍성한 울림으로 확장된다. 이는 자연의 신비를 경험한 후, 인간의 내면이 한층 넓어지고 깊어졌음을 암시한다. 곡의 마지막은 다시 호른의 고요한 울림으로 마무리된다. 인간의 노래가 사라진 뒤에도 숲은 여전히 존재하며, 자연의 시간은 계속된다는 여운을 남긴다.


이 작품은 극적인 사건이나 강한 대비보다는, 소리의 결, 음색의 조합, 그리고 공간적인 울림을 통해 감정을 형성한다. 슈베르트는 이를 통해 자연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 속에서 인간의 내면이 어떻게 확장되고 변화하는지를 음악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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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가, 수수께끼 변주곡
E. Elgar, Enigma Variations, Op. 36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의 〈수수께끼 변주곡〉 Op. 36은 하나의 주제와 이를 바탕으로 한 14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관현악 작품이다. 1899년 런던 초연 이후 영국 근대 음악의 부활을 이끈 대표작으로 평가받으며, 후기 낭만주의 관현악의 화려한 색채와 정교한 오케스트레이션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 곡의 가장 큰 특징은 각 변주가 엘가 주변 인물들의 성격과 분위기, 그리고 그들과의 추억을 음악으로 그려낸 ‘음악적 초상화’라는 점이다. 변주마다 친구와 지인들의 이니셜이나 별명이 붙어 있으며, 단순한 선율의 변형이 아니라 인물의 말투와 습관, 유머와 감정까지 세밀하게 담아낸다. 서로 다른 분위기의 변주들이 이어지면서 작품 전체는 하나의 인간 군상처럼 펼쳐지고, 다양한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삶의 여러 감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작품 제목에 붙은 ‘Enigma(수수께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각 변주가 누구를 묘사하는지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지만 끝내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주제’에 관한 것이다. 엘가는 이 비밀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작품은 지금까지도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이러한 모호함은 청자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기며, 음악 속 인물과 관계를 더욱 생생하게 떠올리게 만든다. 결국 〈수수께끼 변주곡〉은 변주곡 형식을 통해 사람과 기억, 그리고 관계의 풍경을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엘가는 독일 낭만주의의 치밀한 관현악 어법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영국적인 절제와 품격, 사적인 정서를 조화롭게 담아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관현악곡을 넘어, 서로 다른 인간들의 모습과 그 사이의 감정을 하나의 흐름 안에서 섬세하게 엮어낸 음악으로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다.


주제 “Enigma” (Andante)
g단조의 차분하고 사색적인 분위기 속에서 주제가 제시된다. 선율은 분명한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쉽게 결론에 도달하지 않으며, 짧은 동기들이 이어지면서 묘한 긴장감과 여운을 남긴다. 이 주제는 작품 전체의 정서적 출발점이자, 이후 이어질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이 파생되어 나오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 엘가는 이 선율 뒤에 또 다른 ‘숨겨진 주제’가 존재한다고 암시했지만, 그 정체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이러한 모호함은 이후 이어질 변주들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출발점이 된다.


제1변주 “C.A.E.” (L'istesso tempo)
엘가의 아내 캐럴라인 앨리스 엘가(Caroline Alice Elgar)를 위한 음악이다. 주제를 가장 충실하게 따르며, 우아하고 섬세한 선율을 통해 아내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현했다. 부드럽게 흐르는 선율은 마치 친밀한 대화처럼 들리며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보내는 조용한 헌사처럼 느껴진다. 
   

제2변주 “H.D.S-P.” (Allegro)
피아니스트 휴 데이비드 스튜어트-파월(Hew David Steuart-Powell)을 묘사한다. 그의 민첩한 성격이 빠르게 움직이는 음형과 민첩한 리듬으로 표현된다. 피아노 건반 위를 재빠르게 오가는 연주자의 손놀림과 활발한 성격이 짧고 간결한 구성속에서 활기차고 재치 있는 에너지로 표현된다.


제3변주 “R.B.T.” (Allegretto)
리처드 백스터 타운젠드(Richard Baxter Townshend)를 그린 변주로, 그의 익살스럽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담고 있다. 가벼운 리듬과 목관악기의 밝은 색채가 특징이며, 음악은 진지함보다는 장난스럽고 친근하면서 재치있는 분위기가 흐른다.
 

제4변주 “W.M.B.” (Allegro di molto)
윌리엄 미스 베이커(William Meath Baker)를 묘사한 부분이다. 그녀의 활달한 성격을 묘사한 이 변주는 강한 에너지와 직선적인 리듬이 인상적이다. 짧지만 강렬하게 전개되며, 갑작스럽게 문을 닫고 나가는 듯한 종결에서 엘가 특유의 유머 감각도 엿볼 수 있다.


제5변주 “R.P.A.” (Moderato) 
리처드 펜로즈 아놀드(Richard Penrose Arnold)를 그린 변주다. 앞선 변주들보다 한층 차분하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지닌다. 선율은 명확하게 결론짓기보다 생각을 이어가듯 흐르며, 밝음과 진지함이 공존하는 인물의 복합적인 성격을 드러낸다.
 

제6변주 “Ysobel” (Andantino)
비올라 연주자 이사벨 피턴(Isabel Fitton)을 위한 변주다. 비올라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중음역이 중심을 이루며, 차분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만든다. 절제된 분위기와 과장되지 않은 선율 속에서 자연스런 안정감이 드러난다.
  

제7변주 “Troyte” (Presto)
건축가 아서 트로이트 그리피스(Arthur Troyte Griffith)를 그린 변주다. 그가 피아노를 배우려다 실패했던 서툰 모습과 활기찬 성격을 타악기와 현악기의 불규칙하고 거친 리듬, 그리고 강한 타격감과 급작스러운 전개로 유쾌하게 표현했다.   
 

제8변주 “W.N.” (Allegretto)
위니프리드 노버리(Winifred Norbury)를 묘사한 이 음악은 가볍고 우아한 흐름 속에서 사교적이고 밝은 성격의 그녀를 가볍고 우아한 선율로 담아낸다. 이전 변주의 거친 에너지와 자연스러운 대비를 이룬다.
  

제9변주 “Nimrod” (Adagio)
엘가의 가까운 친구이자 조언자였던 아우구스트 예거(August Jaeger)를 기리는 곡이다. ‘'님로드'는 성경 속 사냥꾼이며, '예거(Jäger)'가 독일어로 사냥꾼이라는 점을 이용한 언어유희이다. 느리고 장중하게 전개되는 선율은 단순한 인물 묘사를 넘어 우정과 위로, 그리고 인간적인 깊은 신뢰의 감정을 담아낸다. 점진적으로 확장되는 오케스트라의 깊은 울림은 작품 전체에서 절제된 아름다움 속에서 큰 감동을 만들어낸다. 이 변주는 독립적인 연주곡으로도 자주 연주되며, 엘가 음악 특유의 품격과 서정성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여겨진다.
   

제10변주 “Dorabella” (Intermezzo : Allegretto)
도라 페니(Dora Penny)를 그린 변주다. 그녀의 사랑스럽고 수줍은 모습을 가볍게 흔들리는 리듬과 섬세한 목관의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작은 몸짓처럼 이어지는 선율은 친근하고 부드러운 매력을 전한다.
 

제11변주 “G.R.S.” (Allgro di molto)
헤리퍼드 성당 오르가니스트 조지 로버트슨 싱클레어(George Robertson Sinclair)와 그의 강아지 ‘댄(Dan)’의 일화에서 영감을 얻은 변주로 알려져 있다. 빠르고 활달한 움직임과 갑작스러운 도약, 생동감 있는 오케스트레이션은 강물 속으로 뛰어든 개가 물을 털며 올라오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빠른 움직임과 역동적인 전개, 생생한 오케스트레이션은 짧은 음악적 장면처럼 펼쳐지며 활력을 더한다.


제12변주 “B.G.N.” (Andante)
첼리스트 바질 네빈슨(Basil G. Nevinson)을 위한 변주다. 첼로의 중후한 음색이 중심을 이루며, 깊고 따뜻하면서 내면적인 분위기의 선율이 이어진다. 이전 변주들의 유쾌함과 대비되는 조용하고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 안정감과 신뢰와 우정이 느껴진다. 


제13변주 “***” (Romanza : Moderato) 
이름이 숨겨진 채 제시된다. 일반적으로 당시 배를 타고 해외 여행 중이던 메리 리곤(Lady Mary Lygon) 부인을 암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선율과 물결치는 리듬이 거리감과 그리움을 떠올리게 한다.
클라리넷이 멘델스존의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Meeresstille und glückliche Fahrt)' 서곡을 인용하며, 먼 항해와 회상의 분위기를 더욱 깊게 만든다. 음악 전체에는 멀리 떠난 이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회상과 기다림의 분위기가 잔잔하게 흐른다. 별표로 표시된 이 변주는 정확한 대상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아 작품의 수수께끼성을 더욱 강화한다.  


제14변주 “E.D.U.” (Finale : Allegro Presto)
엘가 자신의 모습을 담은 피날레다. ‘에두(Edu)’는 아내가 엘가를 부르던 애칭이다. 이 변주에서는 앞선 여러 변주의 정서와 동기들이 다시 모여 결합하여 작품 전체를 하나로 연결한다. 웅장하고 자신감 있는 오케스트라는 작곡가 자신의 내면과 예술적 확신을 드러내며, 작품은 화려하면서도 힘찬 결말 속에서 마무리된다.
 


부천시립예술단 사무국 팀장 박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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